해당 글은 지난 2개의 포스트를 정리한 이후 챕터 5, 6을 추가해서 완성된 것입니다.
최대한 가독성을 올리기 위해 임의로 줄을 나눴습니다만
글의 분량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읽기가 불편하실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긴 스크롤 때문에 읽기가 불편하시다면
http://hica41.egloos.com/2208672 이 포스트부터 읽으시길 권장합니다.
더불어 이 글과 관련된 모든 종류의 이의와 반론은 적극 환영하는 바입니다.
1-1. 가장 일반적인 오타쿠의 정의
마크로스 설, 기사 설, 御宅 설 등등...
오타쿠의 어원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 정확한 어원에 대한 것은 다소 불분명한 상태다.
불분명한 어원에 비해 그 정의는 비교적 확실한 편인데
일본에서 등장한 초기 오타쿠의 정의는
특정 서브컬쳐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였으나
그것은 이후에 모든 문화적인 부분에 적용되는 단어로 발전되어
현재는 어떤 계열의 서브컬쳐만 아닌 모든 문화들 중에서
특정 문화에 집착을 보이는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로 변화하였다.
(언어적으로 보다 광의적 속성을 가지게 됐다고 보면 된다.)
쉽게 말해 현재 오타쿠의 가장 일반적인 정의란 이런 것이다.
밀리터리에 집착을 보이는 사람은 밀리터리 덕후인 셈이고,
소녀시대에 집착을 보이는 사람은 소시 덕후인 셈이고,
클래식에 집착을 보이는 사람은 클래식 덕후인 셈이고,
비디오에 집착을 보이는 비디오키드는 비디오 덕후인 셈이고,
명품에 집착을 보이는 된장녀는 명품 덕후인 셈이다.
즉, 어떤 문화를 흠뻑 빠진 사람이 결국 오타쿠라는 것이다.
1-2. 가장 한국적인 오타쿠의 정의 애초에 어떤 특정 단어가 생성되거나 어딘가에서 유입됐을 때
그에 비해 한국인들의 머릿속에 있는 정의는 기존의 오타쿠의 정의에 비해 다소 협소하다.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특정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사람.
덧붙여 거기엔 뚱보, 여드름, 후줄근한 옷, 방구석 폐인 등의 부정적 이미지가 더해진다.
그 이미지야 어찌 됐든, 저러한 정의가 다소 편협할지라도
그것 자체는 아예 틀렸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일정한 과정을 거쳐 본래의 의미가 변질되는 사례는 무척이나 많다.
예를 들어 짤방이란 단어는 본래 짤림 방지의 줄임말로
디시인사이드에서 관리자에게 글을 삭제당하지 않기 위해
의미없이 올리는 사진 등을 통틀어 칭하는 단어였다.
하지만 그것이 일반 사이트로 넘어오게 되면서
글미에 넣어지는 의미없는 모든 종류의 사진 등을 칭하는 단어로 변했다.
하지만 이렇게 변했다고 해서 짤방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게 결코 잘못된 건 아니다.
이것은 언어가 변화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니까.
오타쿠란 것도 마찬가지다.
외국에서는 어떻게 쓰이던 결국 한국에서의 가장 일반적인 정의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의 특정 서브컬쳐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즉, 한국에서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의 특정 서브컬쳐를 좋아하면 사람이면
일단 오타쿠라는 범주에 들어가게 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3. 오타쿠의 정의에 대한 의견 충돌
보통 1-1과 1-2의 인식 차이로 인해 그 정의에 대한 충돌이 일어나곤 한다.
일반적으로 1-1의 정의가 맞다고 생각하며 특정 서브컬쳐를 '좋아하는' A는
그런 자신을 오타쿠의 범주에 넣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그런 A의 불편함을 바라보는 B는 1-2의 정의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므로
도리어 A가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려 하는 것으로 판단하게 된다. (속칭 열폭)
쉽게 말하자면 이건 사전에 나온 '길'의 정의를 두고
하지만 이러한 의견 충돌에서는 처음부터 양쪽 모두 틀린 사람이 없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맞고 틀리다고 말하기 어려운 문제다. 
1번이 맞느냐, 2번이 맞느냐며 서로 다투고 있는 셈이다.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B가 A 쪽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지만
B로서는 A의 문화를 이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므로 결국 이 논쟁도 끝나지 않는다.
1-4. 사람들은 왜 오타쿠를 싫어하는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오타쿠의 혐오스러운 모습이나
사회적 부적응을 그 이유로 들어 오타쿠를 싫어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꽤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오타쿠 대부분은 평범한 모습과 얼굴을 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아무런 문제없이 잘 적응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건 개인의 인성적 문제일 뿐이지
오타쿠인 것과는 별다른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오타쿠를 싫어하는 것일까?
실질적으로 일반인들이 오타쿠를 혐오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 정도를 들 수 있다.
첫째, 특정 서브컬쳐 전반에 대한 곱지 못한 시선
(이것은 한국에 주로 해당되는 사항이다)
예전에 비해서는 의식이 많이 개선되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애니메이션과 게임 산업 등에 대한 이미지는 그리 좋지 못하다.
특정 서브컬쳐와 관련되어 많은 이들은
어린아이를 위한 문화라는 인식이 지니고 있으며
이런 특정 계열 문화를 얕잡아보는 경향마저 가지고 있다.
둘째, 오타쿠 문화의 폐쇄성
오타쿠 문화는 기본적으로 패쇄적인 성향이 강하다.
자기만족적인 오타쿠 문화의 성격에서 기인하는 이런 폐쇄성은
오타쿠 문화에 대한 이해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고
단편적인 모습을 접할 수밖에 없는 대중들에게
더 많은 오해와 편견을 낳도록 만들어갔다.
셋째, 기업이 만들어낸 이미지
오타쿠 문화는 무척 복잡하고 다양한 성향을 가진다.
하지만 기업들은 그것을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오타쿠가 가진 이미지를 지극히 단순화하고 과장하였다.
이렇게 생산된 대중문화는 오타쿠 문화에 대한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그것이 지금까지도 대중의 뇌리에 깊이 뿌리 박혔다고 할 수 있다.
이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한 번 언급하도록 하겠다.
1-5. 일본의 오타쿠에 대한 이미지의 변화
사실 일본에서도 오타쿠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 못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일본에서도 현재 한국과 같은 이미지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거듭 말하지만 정의가 아니라 이미지다)
하지만 그런 일본 내의 오타쿠에 대한 인식이 최근에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사실 그 이전부터 이러한 오타쿠 문화에 대한 성찰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지만
가장 변화의 큰 계기는 역시 '전차남'과 관련된 컨텐츠가 획기적 성공일 것이다.
'전차남'의 성공과 함께 오타쿠 문화에 대해 비상한 관심이 쏟아졌고
그것을 통하여 많은 대중적 이해가 많이 퍼진 상태이다.
그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현재 일본에서는 오타쿠도 하나의 문화적 코드로서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나타났고
그와 관련된 인식도 많이 개선되어진 상태다.

2-1. 오타쿠의 발생
1세대 오타쿠는 기본적으로 특정 컨텐츠에 강한 자극을 받은 사람들로
그것에 대해서 보다 깊이 파고드는 자생적인 형태를 가진다.
하나 거의 비슷한 발생 과정과는 달리
그것의 형태나, 표현되는 방식, 종류 등은 무한히 많고 복잡하다.
이것을 정확하게 분류하는 작업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우며
이런 문화에 대한 어떠한 기준점을 세우기가 무척이나 난감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오타쿠 문화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건 대중이 아닌 기업이었다.
기업들은 다양하고 복잡한 오타쿠 문화를 하나의 팬덤이란 측면에서 이해했고
이 기묘하고 복잡한 문화를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로 압축시켜 그 이미지를 판매했다.
이것이 현재의 오타쿠 산업이 가진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오타쿠 산업은 결과적으로는 경제적인 큰 성공을 거두었고
실제로 1세대 오타쿠들도 이런 산업의 발달로 인해 많은 혜택을 얻게 되지만
반대로 이런 이미지는 2세대 오타쿠와 오타쿠에 대한 선입견을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2-2. 왜 1세대 오타쿠는 2세대 오타쿠를 싫어하는가?
2세대 오타쿠들은
좋게 말하면 대중들이 비교적 쉽게 그 정체성을 파악하는 게 가능한 집단이고
나쁘게 말하면 기업이 만든 이미를 통해 '만들어진' 타생적 집단이라 할 수 있다.
2세대 오타쿠들은 이미지를 통해 만들어진 만큼 1세대 오타쿠들과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1세대 오타쿠들이 주로 지식을 탐미하자고 했던 성향이 강한 것에 비해
그들은 기업이 만들어낸 이미지를 소비하는 대중문화의 소비자로서의 성향이 강하다.
그런 이유로 이들의 자신이 향유하고 있는 문화에 대한 지식 습득율이 낮고,
기업이 만들어낸 이미지를 맹신하기에 오타쿠 문화 전반에 대한 오해를 가진 경우도 종종 있다.
쉽게 말하자면 문화 자체를 파고들기 보다는 문화의 겉면을 주로 즐기는 부류랄까? 
사실 1세대 오타쿠들이 2세대 오타쿠들을
그리 좋게 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1세대에게는 지식의 깊이가 곧 오타쿠의 척도인 것에 비해
2세대의 기준은 이미지화된 문화를 얼마나 소비했느냐에 있다.
결국, 2세대의 눈에는 1세대도 자신들과 동일한 선상에 존재하는 것 같지만
1세대의 입장에서 그들은 자신들과 다른 전혀 별개의 존재인 것이다.
3. 만화계열 산업의 발달 (1970년대~1980년대)
오타쿠 산업이 일본 만화계열 산업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일본 만화계열 산업의 역사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짧다.
일본식 스토리 만화가 생겨난 것은 1950년도이며
우리에게 익숙한 현재 일본 만화(망가) 형식이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은 1970년대에 들어와서이다.
재패니메이션(에니메) 역사도 망가 쪽의 그것과 매우 유사한데
그 어원이 되는 단어들이 등장하기 (주3) 시작한 것은 1960년대 후반이었고,
본격적으로 애니메란 단어가 사용되며 작품들이 왕성하게 제작되기 시작한 시기는
망가가 자리를 잡은 시기와 비슷한 1970년대이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일본의 만화계열 산업이 지닌 역사는
대략 30년 정도 밖에 안 됐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특히 망가와 애니메가 확립된 이 1970년대는
이후 관련 산업들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동시에 이러한 방향성은 1990년대가 될 때까지 소소한 변화는 겪지만
그 자체의 큰 변화까지는 생기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4-1. 마(魔)의 시대, 1990년대의 시작
1990년대는 오타쿠 산업에 있어 여러 가지 의미로 마(魔)의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가장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오타쿠 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시기이도 하거니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각종 오타쿠 아이콘들이 자리 잡게 된 것도 바로 이 시기이기 때문이다.
4-2. 에바의 등장과 오타쿠 산업의 재발견
우주전함 야마토(宇宙戦艦ヤマト, 1974)의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성공을 시작으로 급격한 발전을 거듭한 일본 애니메이션은
흔히 우주세기로 통하는 기동전사 건담(機動戦士ガンダム, 1979)과 기동전사 Z건담(機動戦士Zガンダム, 1985) 등의
성공을 바탕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은 그 정점에 이르게 되지만,
이후부터는 산업으로서의 성장세가 차츰 둔화되게 된다.
특히 90년대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런 애니메 관련 사업의 하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이런 침체 분위기를 다시 한 번 바꾼 것이
바로 '신세기 에반게리온(新世紀エヴァンゲリオン, 1995, 이하 에바)'이란 작품이다.
이 작품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당시 침체에 빠져 있던 만화계열 산업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고 나아가 기존에 만화계열 산업이 가지고 있던 방향성을 바꾸는 데 큰 작용을 하게 된다.
특히 이런 방향성의 변화 중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바로 오타쿠 관련 산업의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전에도 오타쿠를 대상으로 한 산업은 존재하고 있었으나
그것이 본격적 산업으로 표면화되기 시작한 것은 이 시기부터였다고 봐도 크게 틀리진 않을 것이다.
그 표면화가 가져온 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디어믹스(メディアミックス) 모델의 완성
오타쿠들을 중심으로 계속되어 오던 관련 상품의 구매가
하나의 모델로 완성된 것은 에바가 그 기점이었다고 볼 수 있다.
기존까지는 관련 상품의 판매가 주로 작품의 인기를 힘입어
상품이 다른 쪽 상품으로 재생산되는 형태였던 것이다 사실이다.
하지만 에바 관련 상품들의 획기적 성공으로 기업들도 이러한 구매력에 주목을 하기 시작했고,
이후부터는 업계에서도 재생산의 형태가 아니라 처음 기획 단계부터
기타 매체로의 멀티유징을 목표로 하는 작품들도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반대로 이것은 서브 컬쳐의 공식화를 가속화시켰다는 문제를 품고 있기도 하다)
둘째, 오타쿠 자체를 노린 작품과 상품들의 본격적 등장
물론 기존에도 오타쿠 성향의 작품들은 다수 있었으나
이것이 본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한 건 이 시기부터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다시 말해, 애니메 관련 산업이 기존의 침체기를 벗어나기 위해
오타쿠란 계층 자체를 재선택하고자 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세 번째 변화는 심야시간의 재발견.
기존의 심야시간의 애니메이션의 주로 비인기작이나 재방송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으나
이후부터는 두 번째에 언급한 바 있는 오타쿠를 겨냥해서 제작하게 되며
차츰 오타쿠 성향의 작품들을 방영하는 시간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다.

더불어 이 시기를 기점으로 해서 오타쿠 산업은
본격적인 기업들의 주목을 받으며 양적인 발전을 시작하게 된다.
4-3. 그럼에도 오타쿠 문화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오타쿠 관련 산업의 많은 변화을 겪었음에도(4-2 참조)
그것은 오타쿠 문화 자체의 변화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1세대 오타쿠들이 민메이와 마도카를 아이돌로 만들고 관련 상품을 구매했듯,
2세대 오타쿠들도 여전히 모에 캐릭터에 열광하고 관련 상품을 구매한다.
이는 오타쿠 문화가 지극히 짧은 역사적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앞서서도 설명한 바와 같이(3-1참조) 오타쿠 계열 산업의 역사는 길게 본다 해도 30년 안팍에 불과하다.
이것은 여명기의 오타쿠 문화를 형성하던 초기 1세대 계층이 여전히 생존해 있다는 의미가 되는데
이런 초기 1세대 오타쿠 오타쿠들은 여전히 오타쿠 문화의 중심에 오타쿠 문화를 생성하고 주도하고 있다.
또한 2세대 오타쿠들은 이러한 초기 1세대 오타쿠들을 특성을 변화시키거나 뛰어넘기보다는
1세대 오타쿠들과 최대한 비슷한 형태를 형성하고자 하거나
1세대와 비슷한 방식으로 문화를 소비하고자 노력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4-4. 아키하바라의 탄생
대표적 오타쿠 산업 아이콘 중 하나이자 오타쿠의 성지로 불려지는
아키하바라도 처음부터 오타쿠 산업의 중심지였던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키하바라가 오타쿠 산업의 중심지가 되기 시작한 것은 위와 상동한 1990년대부터이다.
초기의 아키하바라는 상점지대로서 쉽게 말하자면 동대문 정도의 이미지에 가까운 곳이었다.
하지만 패전 이후 일본이 우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각종 대학들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바로 이 아키하바라 근처에 전자기기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전기학교(현 동경전기대학)라는 곳이 세워지게 된다.
이 대학의 영향으로 인해 아키하바라에도 기존의 상점들 대신 전자 부품들을 파는 상점들이 세워지기 시작한다.
그것은 다시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이어진 일본의 1차 마이컴 열풍을 거치면서
컴퓨터를 판매하는 상가들로 대체되기 시작하고 1980년대 패미콤 열풍과 1995년 윈도우95가 발매와 함께 시작된
2차 마이컴 열풍까지 거듭 거치면서 아키하바라는 일본내에서 대형 전문 전자 상가로서의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이 시기(1995년)부터 일본내 PC 보급률이 급격히 올라가게 됐다는 점이다.
PC 보급률이 올라가면서 이것을 이용하는 컨텐츠, 즉, PC게임 산업부문도 함께 급격한 발전을 이루게 되는데
그 대부분은 일반 유저를 대상으로 한 게임이 아닌 성인 대상의 에로게였다.
(이 부분에서 대해서는 4-5에서 다시 한 번 자세히 언급하겠다)
이렇게 에로게 시장이 성장하면서 아키하바라에서도 관련 상품을 파는 상점들이
하나둘 들어서게 됐고 차츰 오타쿠들도 모여들기 시작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이 시기까지도 아키하바라의 주류는
여전히 컴퓨터 상가였고 에로게 등을 취급하는 오타쿠 상점은 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 시작된 내수불황으로 인해 이런 상황은 곧장 역전되게 된다.
컴퓨터 판매량의 급격한 감소는 수많은 컴퓨터 관련 상가들의 문을 닫게 만들었고
이 빈 자리를 빠르게 꿰어찬 것이 바로 오타쿠 산업 관련 상점들이다.
그리고 비로소 이때부터 아키하바라의 주류는 컴퓨터 상점들에서
오타쿠 산업 관련 상점들로 변화하고 현재 우리가 아는 아키하바라의 모습으로까지 발전된다.
4-5. 에로게의 등장
앞서서도 설명했듯 2차 마이컴 열풍을 거치면서 일본내 컴퓨터 보급률이 급격히 올라가게 됐는데,
그에 비해 관련 컨텐츠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결국 이것은 곧 PC게임 산업의 급격한 발전으로 이어졌는데
재밌는 것은 실상 발전한 PC게임 산업의 대부분은 에로게들이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당시 크게 주목받고 있던 오타쿠 산업의 영향을 받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미 자체적으로 상당한 성장을 거듭하여 거대화된 비디오게임 시장 쪽을 따라가기에는
기반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된다.
즉, 비디오게임 시장이란 커다란 벽이 에로게라는 틈새 시장의 공략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예상했던 것 이상의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된 에로게 산업은
비슷한 시기에 큰 성공을 거둔 러브히나(ラブひな, 2000)와 맞물리며
러브코미디 장르의 르네상스 시대를 이끌어냈을 뿐만이 아니라
기존까지는 오타쿠 산업과 깊은 연관성이 없던 부문들까지
오타쿠 산업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라이트노벨이라 불리는 장르소설인데
현재의 라이트노벨이 등장하기까지 에로게가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든 부분이다.
더욱이 일본 평론계 일부에선 이런 에로게를 일본 문학 일부로 평가하려는
사람들까지 등장했을 정도니 일본내에서의 그 위상이 얼마나 대단한지 쉬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5-1. 모에의 정의
모에라는 단어의 기원은 오타쿠란 단어의 기원만큼이나 그 설이 매우 분분하다.
세라문설, 공룡혹성설, 타오른다(燃え上がる)의 은어설 등등이 이야기 되어지지만
그 정확한 기원에 대해서는 단정짓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기원만큼이나 모에에 정의 역시 다소 불분명하며 사람마다 조금씩 견해를 달리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장 일반적인 정의는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 등을 대상으로
호의, 흥미, 집착 같은 종류의 감정들을 뜻하는 단어로
"좋다"는 감정보다는 "동하다"라는 감정 쪽에 보다 가까운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간혹 사람에 따라서는 모에를 섹스어필로서의 측면으로만 한정짓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섹스어필이라기 보다는 보호나 애완의 욕구에 더 가깝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모에란 단어가 처음 등장 시기는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 단어가 널리 사용되고 또 산업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게 된 것은
대략 2000년대부터였다고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이는 2000년대부터 본격적인 제2의 르네상스 시대를 맞은 러브코미디물의 인기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대략 이 시기부터 모에적인 요소를 강하게 강조한 작품이나 상품들이 대량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2003년 요코하마 은행 계열 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에 산업의 시장 규모는 대략 900억엔이 이른다고 한다.
또한 모에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건 전차남이 히트 이후라고 볼 수 있다.
앞에서도 2004년 전차남이 히트와 함께 오타쿠 문화가 일반 대중들에게 큰 주목을 받게 된다. (1-5 참조)
모에라는 단어도 대략 이 시기부터 서서히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되는데 2005년 될 무렵에서는
U-CAN 유행어 대상(ユーキャン流行語大賞)의 상위 10개 단어 중 하나로 등록될 정도의 큰 인지도를 얻게 된다.
5-3. 모에 코드, 오타쿠 문화를 삼키다
에바 히트 이후로 그 분위기를 모방하고자 하는 세카이계 (주4) 성향을 중심으로
이런저런 다양한 종류의 작품들이 나타나지만 어느 것 하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그것이 다시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부터는 에로게의 인기몰이와 러브코미디의 부활 등에 힘입어
주류 코드가 서서히 세카이계에서 모에계 쪽으로 넘어오기 시작한다.
특히 모에계 작품들이 급증하기 시작한 시기는 2003년 무렵으로
2004년쯤에 들어 와서는 심야방송 대부분을 모에계 애니메가 점령을 하게 되고,
많은 만화잡지들에서도 모에계를 대상으로 한 작품들을 앞다투어 발표하게 된다.
이후로도 모에계 작품들은 양적인 팽창을 거듭하면서
2세대 오타쿠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된다.
5-5. 모에 코드와 스토리의 상실
기존의 작품들이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 캐릭터를 사용했다면
모에계의 작품 대다수는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 스토리를 사용하는 것에 더 가깝다.
이것이 반복,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어느새 스토리와 장르에 대한 팬은 사라지고
캐릭터와 설정에 대한 팬만 남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기에 이른다.
또한 이것은 모에 코드가 한국 시장에서 통용되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현재 한국에도 오타쿠 계층이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모에 코드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오타쿠 계층의 소비 능력은 모에 코드를 시장으로까지 발전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만화는 대여점과 스캔본, 게임은 복사DVD나 에뮬레이터만 이용하면서
취향으로서의 모에를 추구하는 상당수 한국의 소비자들은 사실상 시장의 형성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며
(물론 이건 비단 모에 코드 관련 상품이나 작품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더욱이 한국의 일반적 대중적 문화 소비 경향은 여전히 극의 완성도 쪽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유독 일본에서만 오타쿠 산업이 크게 발전할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부가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역시 가장 큰 다양성에 있다.
디즈니 같은 거대한 괴수가 없는 일본 시장에서는
보다 다양한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보다 다양한 소비성향이 등장할 수 있었고
그것은 곧 산업적, 문화적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그럼 다시 모에로 돌아가 보자.
캐릭터라는 것 이상의 모에 코드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모에계 작품들 대부분은 이 캐릭터라는 것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하지만 모에 코드라는 것은 캐릭터를 단순히 이용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을 정리하고 획일화하여 그것을 특정한 캐릭터의 특성으로 담아 공식화시켰다.
이것은 소비자의 취향을 이상적으로 구체화시켰다는 점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오타쿠 문화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다양성을 스스로 포기함으로서
문화의 경쟁력이 상실되는 치명적 문제를 낳았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것이다.
게다가 그 이상의 문제는 이러한 모에 코드의 경향이
질적인 성장이 아닌 양적인 팽창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며,
이것은 결과적으로 대량의 마이너리티 복제품의 양산만으로 이어져
오타쿠 산업 전반의 질적 하락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특수한 경향은 산업으로 양산된 2세대 오타쿠들에게
특정 문화적 속성(2-2참조)을 부여하게 되었고 이것은 곧 동인계 문화로까지 전파되었다.
과거 오타쿠 문화가 가지는 다양성의 상징이었던 코미케를 포함한 각종 동인계 문화도
2세대 오타쿠들이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당금에 와서는 유행에 민감한 마이너 카피들이 주류를 이루는
단순한 오타쿠 산업의 하위 시장으로서 취급되기에 이른다.

6. 오타쿠 시장의 한계
애니메 시청률 저하, 만화 판매 부수 감소, 에로게 판매량 하락 등등.
최근 오타쿠 산업은 지난 1990년대 중반처럼 다시 한 번 전체적인 침체의 기색을 보이고 있다.
그것을 분석하고자 한다면 수도 없이 많은 이유가 거론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설명한 모에 코드로 변질된 시장의 경향에서부터
오타쿠 문화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애니메 시장의 대중성 상실은 물론이거니와
오타쿠 산업 전반이 가진 시스템의 한계성 돌출과 기업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2세대 오타쿠들의 성향 역시 이런 시장의 침체에 크게 한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있다.
필요 이상으로 비대하고 복잡해진 현재의 오타쿠 시장이
자기 스스로를 변화시킬 만한 능력을 지녔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산업이 양산해낸 2세대 오타쿠들이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 기대하긴 더더욱 힘들다.
결국 현재 오타쿠 시장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내외부적인 획기적이고 갑작스런 변화뿐이다.
과연 과거 1990년대 중반 침체기를 겪었을 당시처럼 에반게리온 같은
슈퍼 아이돌이 등장하면서 시장 전체에 다시 한 번 활력을 불어넣을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외부 요인이 오타쿠 산업을 변화시켜 주게 될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마이너한 서브 컬처로서 그 문화적 생명력을 다할 것인가?
그 결과는 오직 신만이 알고 계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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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의 정의부터 전반적인 문화적 특성, 산업적 특성과 역사.
거기에 현 상태까지 전부 다 다루려고 시작한 포스팅이었는데... 역시 쉽지 않더군요.
한없이 길어지려는 내용을 압축하고 또 압축하다 보니 대충 넘어간 부분들이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건담, 현 시장의 문제점, 일본 만화시장과 한국 만화시장 비교 등 아예 언급도 못한 것도 많았습니다.
물론 그걸 하나하나 제대로 다루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만
그랬다간 포스팅이 아니라 전문서적 집필이 될 것 같아서 그냥 관뒀습니다. -_-;
(수박 겉핥기 식에서 끝난 것 같아 조금 찝찝한 기분도 있지만요)
마지막으로 이런 재미도 없고 길기만한 글을
끝까지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__ 그럼~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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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현시연은 오타쿠에 대한 편견적인 이미지를 상품화하여 성공한 대표적 케이스이다.
주2)
모 인기 애니메이션이 방영될 당시 많은 블로그들에서는
무의미한 캡쳐로 가득 찬 포스트가 범람했다.
주3)
최초로 '애니메이션'란 단어가 (애니메란 단어가 등장한 건 더 이후의 일이다)
일본 대중들에게서 등장한 것은 1965년 '소형영화(小型映画)'라는 영상제작 전문지였고,
최초로 애니메와 유사한 장르 타이틀을 달았던 작품은
애니라마(アニメラマ, 애니메이션 + 드라마의 합성어)이름으로
1969년에 발표된 '천야일야(千夜一夜)'란 작품이었다.
주4)
세기말적인 분위기 속에서 지극히 자의식적인 범주에서 세계를 인식하려 하는는 종류의 작품군.
주5)
특정 시즌만 되면 해당 이글루스 벨리를 가득 채우는 모에 토너먼트.
모에가 가지는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덧글
Merkyzedek 2009/02/17 13:27 # 답글
잘 봤습니다.
메사이어 2009/02/17 15:15 #
잘 보셨다니 저도 기쁘군요.그건 그렇고 정말 다 읽으신 거예요? -_-; 대단하군요.
Merkyzedek 2009/02/17 18:06 #
http://www.acrofan.com/ko-kr/life/content/?mode=view&cate=0206&seq=1054&wd=20090124&ucode=0702060301&page=1&keyfield=&keyword=이쪽도 꽤 재미있게 읽었지요. 주제는 다르지만 모에의 미디어화라는 데서 재미있게 읽었던 기사입니다.
메사이어 2009/02/17 19:11 #
기획력에서 라이트노벨의 성공을 평가한 글이로군요.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기가 좀 미묘한 구석이 많은데요...
사실 기획력만으로 일본의 라이트노벨 산업이 발달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기획력(시스템)이 뛰어난 걸로 따지면 소년만화 쪽도 만만치 않거든요.
(사실 이 기획력이란 화두는 1990년대 중반, 에바의 성공 이후로 계속 재기된 화두이기도 합니다.
국내의 부족한 기획력 문제도 이쯤부터 슬슬 대두되기 시작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트노벨 시장은 꾸준히 선전하고 일반 만화 시장 쪽은 묘하게 고전을 하는 건
기획력의 문제보다는 최근 소비 형태의 변화에 있다고 봅니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나타난 소비형태 변화는 대략 4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요.
"보다 저렴하게, 보다 오래, 보다 단순하게, 보다 가볍게"가 그것입니다.
사실 이게 꼭 만화 쪽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공연이나 일반 예술 분야에서도 이와 거의 같은 경향이 계속 나타나고 있죠.
미술 쪽에서는 '지클리'라는 제작·판매 방식이 등장했습니다.
지클리는 원작을 슬라이드로 찍어 특수 캔버스에 인쇄한 뒤 작가가 그 위에 물감을 덧칠한 그림을 말합니다.
지클리를 두고 그림을 싼 값에 사고 팔 수 있는 새로운 기법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예술가의 새로운 창작 욕구를 가로막는 독약이라는 혹평도 함께 제기되고 있죠.
뮤지컬이나 영화 쪽도 소재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이와 비슷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고
흔히 말하는 국내 막장 드라마도 사실 이러한 소비 성향의 범주에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좀 이야기가 옆으로 셌습니다만... 간단히 정리하자면
2000년대 이후로 오타쿠 산업이 다양한 루트를 뚫기 시작하면서
소지바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의 범주도 획기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의 지갑은 80, 90년대 보다 훨씬 가벼워졌죠.
여기서 비슷한 값으로 더 오랜 시간을 볼 수 있다는 점 등의 이유가 더해지면서
결국은 라이트노벨이 최근 소비자 경향에 더 잘 맞아떨어지는 물건으로 선택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에로게나 휴대폰 소설 등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훨씬 활자에 익숙해졌고,
만화가 가졌던 편한 가독성이란 것이 더 이상 최대의 무기가 될 수 없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어쩌다 보니 쓰고 싶었지만 못 쓴 부분을 리플에다 적게 됐군요. (...)
카오스95 2009/02/17 14:20 # 답글
굉장합니다. 공감 안 가는 내용이 없군요.저도 오타쿠라 느끼는 건데 최근 일본 오타쿠 컬쳐는 한 트랜드의 말기 현상을 보는 것 같습니다.
메사이어 2009/02/17 15:20 #
좋게 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사실 산업으로서의 한계성이 슬슬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지요...
스스로 자초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시장이 워낙 커서 한순간에 무너지진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독립적인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도 많고,
모에라는 주류 시장과 전혀 다른 길을 걷는 비주류 시장의 크기도 무척이나 크고 말이죠.
다만, 산업으로서의 미래가 밝냐고 자문한다면 역시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군요.
뭐, 어떤 결론이 나오던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꽤 흥미로울 거라 생각합니다. ^^;
김관호 2009/02/18 03:54 # 삭제 답글
집안에 쳐박혀 애니메이션이나 보고 게임이나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오타쿠라고 불리는지 이해가 안가는...그건 말 그대로 페인 아닌가요?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오타쿠라고 불리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이나,게임이 서브컬쳐라...지금이 유럽 르네상스 시대도 아니고 아직도 메인컬쳐,서브컬쳐를 구분한다는 것은, 현 시대는 서브컬쳐가 주도하는 시대 입니다.
또한 메인컬쳐,카운터컬쳐,서브컬쳐 하나의 문화현상인데...단순하게 오타쿠가 서브컬쳐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전세계인구 반이상이 오타쿠네요;;?
메사이어 2009/02/18 08:00 #
김관호 님의 말씀하시려는 바는 알겠습니다만... ^^;각자의 관점에 따른 정의의 견해는 차이는 정말 어쩔 수가 없습니다.
알리면 된다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일반 대중들은 오타쿠 문화에 별 관심이 없거든요.
일본 같은 경우는 오타쿠 문화가 지닌 산업적 가치를 인정받은 상태에서
오타쿠 문화가 대중들의 관심을 받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만...
한국에서는 산업적 가치도 그리 인정받지 못했고,
대중들의 관심을 받을 기회도 아직까지는 뚜렷하게 없었습니다.
본문에서도 이미 언급한 바 있지만 가장 한국 대중의 정서에 가까운 오타쿠의 정의는...
'특정' 서브컬처... 즉, 애니, 게임, 만화 등을 좋아하는 사람이 됩니다.
결국 상호간의 관점이 미묘하게 틀린 곳에서 생기는 정의에 대한 논란이라는 거죠.
물론 이것이 오타쿠의 절대적 정의라는 말도 아닙니다. ^^a;;
덧붙여 현 시대를 서브컬처가 시대를 주도한다고 보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도 지극히 짧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대중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거든요.
산업의 규모가 커졌다는 이유만으로 문화의 중심에서 시대를 주도한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면이 많고요.
하물며 서브컬처가 시대를 주도하게 된다면 그 순간부터 서브컬처는 메인컬처가 되기 마련이고
또다시 그에 반하는 또다른 서브컬처가 탄생하는 법입니다. ^^; 일종의 순환 같은 거죠...
김관호 2009/02/18 04:37 # 삭제 답글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오타쿠는 작품의 미를 발견하는 세련된 시각과 장인의 기술을 평가할수 있는 장인의 시각작품의 사회적 위치를 파악해 내는 통달의 시각을 가진 극도로 세련된 사람들입니다.
훌룡한 오타쿠는 분명한 오타쿠적 지식을 가지고 확실하게 작품을 감상하며,그러나 대충 만들어진 작품이나 그런
작품을 만든 장인에 대해서는 신랄한 비평도 가하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이런 행동은 결코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크리에이터를 기르기 위해,나아가 오타쿠 문화전체에 공현하기 위한
절실한 마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장인의 예술은 제대로 평가해야만 건전하게 육성되고,또한 그것이 문화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지금은 너무 쉽게 오타쿠라 불리는 사람들이 많은데...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정한 오타쿠가 아닙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미칠수 있으며,그리고 창조하는 사람들만이 진짜 오타쿠 라고 생각합니다.
발전하지 못하는 정체된 사람들은 극성팬이나 매니아 정도로 생각해 주십시오!
오타쿠 문화의 정점은 감상하는 사람들이다! 교양있는 감상자! 엄중한 비평가들! 그리고 진지한 후견인들이다!
저는 이말을 하신 오카다 토시오님을 동경하는 한 사람으로 하류 오타쿠들을 부정하는 한 사람입니다.
이상입니다.
메사이어 2009/02/18 08:34 #
지금 말씀하시는 부분은 1세대 오타쿠적인 특징에 가깝습니다.1세대 오타쿠들은 일반적으로 장인적(혹은 편집증적) 기질을 가진 사람이 많은데...
본문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들은 자생적인 성향이 강하며
좋아하는 대상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관련 지식을 탐미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죠.
반면 2세대 오타쿠들은 좀 더 단순하고 문화의 소비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쪽은 기업의 만들어낸 이지미와 상품들을 소비하면서 타생적으로 생겨난 오타쿠이기 때문에
지극히 대중적인 소비 성향을 지니고 있으며 지식적인 추구인 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하드한 취미에 라이트한 소비 성향이란 게 묘하게 아이너리한 부분이긴 합니다만...^^;;)
중요한 건은 1세대 오타쿠들에 비해 2세대 오타쿠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현재 생산되는 대부분의 상품들과 창작물들도 이런 2세대 오타쿠들을 대상으로 한 게 대부분이고요.
물론 2세대 오타쿠가 1세대 오타쿠의 방식을 모방한다는 것은 앞서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만...
문제는 그 모방이 마이너리티한 복제품의 양산에서 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음... 이야기가 좀 옆으로 셌군요. ^^;; 그럼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와서...
지극히 1세대적인 관점에서 2세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품게 되는 건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만
2세대가 현 시장의 주류라는 점과 현 오타쿠 산업 먹여살리는 존재라는 점을 상기하면
그들을 존재를 무시하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1세대 오타쿠들의 존재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굳이 말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2세대 오타쿠가 사라지면 시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란 것이지요.
아니. 2세대 오타쿠들이 사라지면 오타쿠 시장도 그냥 곧바로 무너집니다. (--;;
결국 이들의 존재를 완전히 배제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까지는 이해하고 납득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아, 덤으로 시장 형성이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취향적인 오타쿠는 -_-; 그냥 사라져도 별 문제 없긴 합니다.
(현 한국 시장의을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이들이 이런 취향적 오타쿠들이라는 사실이 좀 씁쓸하긴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