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의 별명, 야신(野神)의 유래를 아십니까? 스포츠

몇 년도인지는 좀 가물가물합니다만...
아마 2002년일 겁니다.

해태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코끼리 감독 김응룡과
꼴지팀이었던 LG를 기적적으로 이끈 김성근 감독이
한국 시리즈에서 서로 맞붙었던 경기였죠.

일단은 삼성이 3승 2패 우세한 상황.
하지만 7차전까지 가는 걸 원치 않았던 김응룡 감독은 물론
벼랑 끝에 내몰린 김성근 감독에게도
절대 놓칠 수 없고, 놓쳐서도 안 되는 한국 시리즈 6차전 경기.

LG가 9회말 3점 차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LG의 마무리 투수는 그 유명한 야생마 이상훈.
LG가 꺼낼 수 있는 필승 카드이기도 했고 점수도 자그만치 3점차.
다들 7차전까지 간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 터진 이승엽의 동점 쓰리런 홈런.
그리고 곧 이어서 터진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
무척이나 드라마틱한 경기였지요.
(이것이 삼성의 첫 우승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국 시리즈가 종료된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응룡 감독은 "무슨 야구의 신과 경기를 한 것 같다."라고 평을 했고...
이에 김성근 감독은 "그럼 신을 이긴 김응룡 감독은 뭐냐?"라며
은근히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김성근 감독을 내내 따라다니던 수식어가...
바로 야구의 신. 즉, 야신(野神)입니다.


앞서도 살짝 언급하긴 했지만...
정작 김성근 감독 본인은 이 야신이란 별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신을 이긴(-_-;) 김응룡 감독의 립서비스적인 느낌이 강한 탓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야신이란 이 별명 자체가 패배로 인해서 붙여진 별명이니까요.
물론 어찌 생각해 보면 
립서비스 같은 걸 모르고 지낸 김응룡 감독의 코멘트니까
이것 역시 순수하게 김성근 감독을 치켜세워 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뭐, 그 진짜 속내는 코끼리 감독 본인만 알겠지만요...)


그 이후 김성근 감독은 프론트와의 불화로 인해
2위까지 팀을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퇴출 당하게 되고...
야인(野人)으로 계속 떠돌다가 SK에 정착을 하게 됩니다.
나중에 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사실 김성근 감독 만큼 굴곡진 야구 인생을 살아온 사람도 드물 겁니다.

여하튼 어찌 보면 멋지게만 보이는 야신이라는 별명...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별명에서 조금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_^a 뭐, 좋은 게 좋은 거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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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야구의 신을 이겼지 - 코끼리 감독의 진심 2009/06/03 02:47 #

    잠시 야구계 주변에서 밥벌이를 하고 있을 때, 김응룡 당시 삼성 감독과 종종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 해 삼성은 2002년에 이어 두번재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 (배영수가 한국시리즈에서 비공인 10이닝 노이트노런을 달성하며 분전했지만, 결국 현대가 우승을 차지했다.) 자연스레 자주 언급되던 화제는 삼성의 2002년 첫 우승. 6차전 9회말에 터진 이승엽의 동점 3점 홈런과 마해영의 끝내기 솔로 홈런을 야구팬들의 기억속에 각인시킨 명승부...... more

덧글

  • 샤sha 2008/10/24 18:26 # 답글

    제가 바로 이때 이 한국시리즈 때문에 야구를 좋아하게 됐어요!! :-)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이때 여러 전력상 삼성에 비하면 낮은 전력을 가지고 정말 잘 싸우셨던 야신님... 삼성의 16년 저주(언론에서 막 밤비노의 저주랑 맞먹는다느니 어쩌니 그랬었죠)랄까 오랫동안 2인자에 머물렀던 한도 드라마틱하게 풀렸고. 이 다음해 LG에서 감독님이 나가신 게 너무 아쉬웠지만, 덕택에 작년에는 SK 응원했었습니다. 이 때의 6차전은 정말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 깊은숲 2008/10/24 23:42 #

    ^^ 네. 정말 멋진 경기였죠.
    개인적으로도 그 전력으로 한국시리즈까지 이끄신 일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아쉽게 지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김성근이란 3글자를 깊숙히 세겼으니까요.
  • 風林火山 2008/10/24 21:46 # 답글

    02년 김성근 감독이 지휘한 LG가 대단하기는 했죠. 그 선수층으로 준플레이오프에서 시작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치열한 접전을 펼쳤으니...굴곡진 인생을 살아오시기는 했지만 그 굴곡이 오늘날의 김성근 감독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 깊은숲 2008/10/24 23:43 #

    네. 꼴지를 해도 이상하지 않은 팀으로 한국 시리즈니까요.
    ^^a 굴곡진 인생이 지금의 김성근 감독을 만들었다는 말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참 대단하신 분이에요.
  • 장미마피아 2008/10/25 09:36 # 삭제 답글

    저 그 경기 중계를 본방으로 봤었죠...
    이승엽 타석때 웬지 느낌이 이상해...하던 순간 그냥 넘어가더라는...-.-a
    그 담에 웬 밀어치기 홈런??? -.-a

    지금 생각해도...드라마여요...
  • 깊은숲 2008/10/25 13:39 #

    네. 저도 ^^ 봤지요...
    만약 제가 두산 팬이 아니었다면 삼성에 그대로 반해 버렸을지도...?
    정말 드라마틱한 멋진 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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