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만화가란 무릇 글과 그림으로 재미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타고난 이야기꾼들입니다.
그 아무리 설정이 깊고 오묘한들,
그 아무리 이야기가 놀랍고 흥미진지한들,
그 아무리 그림이 화려하고 멋진들,
이야기하는 법을 모르는 만화가의 만화란 정말로 재미가 없지요.
이런 이야기꾼들이 이야기를 푸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어떤 이는 무덤덤하고,
어떤 이는 화사하고,
어떤 이는 냉철하고,
또, 어떤 이는 따뜻합니다.
네. 호연 님은 참 따뜻한 말을 할 줄 아는 이야기꾼이었지요.

도자기 53화 中 (P.245)
2.
제가 도자기를 처음 만난 건 네*버 웹툰의 "도전 만*가' 라는 코너였습니다.
사실 전 제목만 보고 도자기는 사실 누군가의 별명쯤 되고,
적당적당한 시트콤 정도가 진행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거 진짜 도자기 만화잖아!!"
네. 그건 진짜로 도자기를 다루는 만화였습니다. 당황했지요.
저도 나름대로 만화라면 꽤 본 사람입니다만, 설마하니 도자기를 다룬 만화가 나올 줄은 몰랐거든요.
혹여 나온다고 한들 그건 도공들을 중심으로 한 역동적인 드라마나
지루한 역사 탐방 정도로 끝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도자기는 말 그대로 도자기를 중심으로 한 어느 작가의 즐거운 수다더군요.
흥미로웠습니다.
풀어나가는 이야기들은 읽을 수록 참으로 달달한 것이, 때로는 고소하고 씁쓸한 맛도 나더군요.
전 뒤로도 쭉 그 맛을 잊지 못했고...
종종 해당 코너를 기웃거리며 혹여, 뒷편이 업데이트가 되진 않았나 살피러 다녔습니다.
혹, 작가 분이 변심이라도 해서 연재를 중단하지는 않을까 매일매일이 초조하고 조마조마했지요.
그러던 어느날, 도자기는 네*버 웹툰에서 정식 연재를 시작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전 또 당황했습니다.
"세상에! 이런 마이너한 소재를 다룬 만화를 정식 연재하다니!"
그리고 그렇게 또 한참을 도자기를 보며 울고 웃고....
1주일이 자니고, 2주일이 지나고, 1달이 지나고...
도자기를 찾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어느새 웹툰 메인에 올랐을 때, 저는 마지막으로 또 당황했습니다.
"맙소사! 즐겁다고 느낀 건 나 혼자가 아니었구나!(웃음)"

도자기 1화 中 (P.10)
3.
도자기란 작품을 단 한마디로 표현하기란 어려울 것입니다.
아니, 애초에 누군가가 피나는(?) 노력으로 탄생시킨 작품을
단, 한마디로만 표현한다는 건 대단한 결례일지도 모르지요.
그래도 굳이 무언가로 정의하고자 한다면....
글쎄요... 전 풍부하고 따스한 감수성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저걸 바라보며 저런 생각을 했을까?
호연 님의 눈에 비친 세상은 저런 걸까?
몇 번이나 그렇게 생각하고, 몇 번이나 그렇게 놀랐지요.
참 여러 모로 신기한 분입니다.

도자기 55화 中 (P.358)
4.
그리고 지난해, 가을과 겨울의 경계가 모호해지던 9월의 어느날.
마지막 74화가 연재됐습니다.
평소 조용한 분이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렇게 한마디 언질도 없이 끝내시다니, 참으로도 섭섭하고도 아쉽더군요.
그후로도 몇 번, 연재가 종료된 그곳을 찾아 갔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이고 멍하게 앉아 화면을 바라보며
읽은 것을 읽고, 또 읽고, 또 다시 웃고, 울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여름, 그것은 이번에 제 손 위에 쥐어졌습니다.
기분이 좋더군요.
더는 멍하게 앉아서 화면을 바라볼 이유가 없어졌으니까요.
이젠 제 방 침대에 누워서 읽어 볼까 합니다.
그 달달하고, 씁쓸하고, 고소한 것을요.(웃음)
분명 그건 앞으로도 꽤 오랜 시간 제 책장 한 구석,
가장 손이 잘 닿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게 되겠지요.
또 그렇게 웃고, 울면서 말이죠.

도자기 마지막화 中 (P.414)
5.
그리고...
이 책을 받고, 처음으로 읽었던 글.
그리고 마지막으로 읽었던 글.

손발의 수고로움이 혼인하면
이런 만화를 낳는가 보지요.
두 분의 결합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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